[이달은?] 5월
[이달은?] 5월
  • 윤용태 기자
  • 승인 2019.05.02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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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절기
5월6일은 ‘입하’다. 여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곡우에 하지 못했던 농사일로 바빠지고 신록을 재촉하기도 한다. 농작물이 자라기 시작하지만 덩달아 해충과 잡초도 동반 성장해 다소 바쁜 일손이 따라줘야 한다. 또 5월21일은 ‘소만’이다. 소만은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고 한다. 제법 여름 분위기가 나고 모내기 준비 등 농사일이 본격적으로 바빠지기 시작한다.
 
■ 5월 세시풍속(歲時風俗)
□ 사월초파일
음력으로 4월8일이고 양력으로 5월12일은 ‘석가모니 탄신일’인데 ‘욕불일’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민간에서는 흔히 ‘초파일’이라고 한다. 초파일에는 절을 찾아가 제를 올리고 연등하는 풍속이 있다. 초파일을 여러 날 앞두고 가정이나 절에서는 여러 가지 등을 만든다. 또 상점에서는 팔기 위해 등을 만들기도 하며 가정에서 만들 때에는 가족의 수대로 만든다. 초파일 몇 칠 전부터 뜰에 등을 세워두고 대에 꿩의 꼬리털을 꽂고 물들인 비단으로 기를 만들어 다니는데 이것을 ‘호기’라고 한다.
이 호기에 줄을 매고 그 줄에 등을 달아 맨다. 등대를 마련하지 못한 집에서는 나뭇가지나 혹은 추녀 끝에 빨랫줄처럼 줄을 매고 그 줄에 등을 달아 놓기도 한다. 이날밤 등에 불을 밝히는 데 호화 찬란한 형형색색의 등불이 바람에 흔들거리는 광경은 장관을 이룬다. 등은 과일이나 꽃, 어류 또는 여러 가지 동물 모양을 본떠서 만들기 때문에 그 명칭만 해도 수박등, 마늘등, 참외등, 연화등, 목단등, 거북등, 봉등, 학등, 오리등, 일월등, 선인등, 칠성등, 취등, 접객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등에는 태평만세, 수복 등의 글을 쓰기도 하고 기마장군상이나 선인상을 그리기도 한다.
또 화약을 새끼줄에 층층으로 매달아 놓고 불을 붙이면 마치 요즈음의 불꽃놀이 같이 불꽃이 튀면서 퍼지는데 이러한 놀이로 흥을 돋우기도 하고 때로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줄에 매달아 바람에 흔들리게 해 놀기도 한다.
이러한 풍속은 신라의 팔관회에서 비롯됐으며 고려 초에는 정월 대보름과 2월 보름에 행하다가 지금은 4월 초파일로 고정됐다. 연등행사는 불교의 습속으로 원래는 불교 신도들에 의해 행해지던 것이나 지금은 일반화 돼서 민간에게도 성행하는 것은 그만큼 불교의 전파를 말해주는 것이며 초파일에는 신도가 아니더라도 연등을 구경하는 사람으로 성황을 이룬다.
요즘에도 많은 사람들이 4월 초파일이 되면 절을 찾아 등을 단다. 절에 돈을 내면 절에서 준비한 등을 달아 주는데 등에 축원하는 사람의 주소와 이름을 적어 놓는다. 대개는 절 밖에 줄을 메고 등을 매단다. 적어도 세 곳의 절을 찾아 등을 달아야 소원 성취한다고 해 많은 절을 찾아 다니기도 한다. 요즈음에는 4월 초파일이 절에 가서 노는 날로 잘못 인식돼 음식을 장만해 절 주변에서 노래와 춤을 추고 노는 좋지 못한 풍속도 있다.

□ 봉선화 염지
봉선화는 단조로우면서 색깔이 은은하고 수분이 많은 꽃이다. 그래서 소녀나 부녀자들은 봉선화를 따서 손톱에 물을 들였다. 봉선화의 꽃잎과 잎사귀를 따서 백반과 섞어 돌로 짓찧은 다음 물들이고 싶은 손톱에 붙여 헝겊을 떼어 보면 고운 봉선화 색이 손톱에 물들어 아름답게 보인다. 이러한 습속은 손톱을 아름답게 하려는 여심에서 온 것이기도 하지만 붉은색은 잡귀를 쫒는다는 벽사(재앙을 물리침)의 의미도 겸하고 있는 것이다.

■ 전승놀이
□ 갈퀴치기

남자들의 놀이이고 가을이나 겨울에 산비탈에서 하는 놀이다. 어린 사람들이나 도시인들은 갈퀴 또는 갈퀴의 사용법을 모를 수 있어 이해를 돕고자 한다. 갈퀴는 마른 풀이나 나뭇잎, 검불 또는 곡식 등을 긁어모으는데 쓰는 도구이다.
놀이방법을 설명하면 갈퀴치기는 겨울철에 나무꾼들이 많이 하는 놀이이다. 옛날에는 겨울에 산에 가서 땔감을 많이 했는데 어느 정도의 나무를 해 놓고는 현장에서 갈퀴를 이용해 나무를 따 먹는 놀이를 한다.
갈퀴치기에는 2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엎어먹기’이고, 다른 하나는 ‘잦혀먹기’이다. 갈퀴자루를 겨드랑이에 기고, 낀 팔의 손으로 돌려 가지고서는 상태가 무엇인가에 따라 승부를 낸다. ‘엎어먹기’는 오므라진 갈퀴의 날이 땅을 향해서 멈추었을 때 나무를 따 먹는 것이다. 반면 ‘잦혀먹기’ 갈퀴의 날이 하늘방향으로 멈추어야 나무를 따 먹는 것이다. 물론 놀이를 하기 전에 엎어먹기를 할 것인가 아니면 젖혀먹기를 할 것인가를 결정해 놓는다. 

□ 고상받기(항복받기)
남자들의 놀이로서 봄, 가을, 겨울에 넓은 장소에서 요구한다.
놀이방법은 10대 남아들이 6~10여명이 모여서 주로 하는 놀이인데, 힘겨룸에 가깝다. 체격을 고려해 두 편으로 나눈다. 일단 놀이가 시작되면 상대편을 쓰러뜨려놓고 팔을 비틀고 고통스럽게 짓누른다. 이때 누구라도 그 통을 이기지 못해 ‘고상’이라고 하면 그 편은 지게 된다. 고상은 이본말로 항복이란 뜻이니, 이 놀이는 일제하에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몇 회를 반복해 어느 편이 많이 이겼는가로 최종적인 승부를 가린다.

□ 구슬치기

2~6명 정도의 남자가 겨울철 마당이나 골목길에서 구슬 여러 개를 갖고 하는 놀이이다.
구슬을 처음에 정한 수대로 각자 구멍에 모아 넣는다. 엄지구슬(이를 ‘탱피’라고 한다)을 원에서 선 가까이로 각자 던진다. 옆선 밖으로 나가면 ‘낙’이 돼 꼴찌가 되고, 선 가까이 간 순서로 차례를 정한다. 차례대로 선에서 구멍 안에든 구슬을 엄지구슬로 던져 파낸다. 이때 엄지구슬이 구멍 안에 들어가면 실격이 되고 그 판이 끝날 때까지 참여할 수 없다. 구멍 안의 구슬을 파내면 구슬이 정지한 곳에서 또 할 수 있다. 구슬을 파내지 못했을 때에는 그 구슬을 그 정지한 곳에 두고, 다음 사람이 또 던진다. 구슬을 파내거나 상대편 구슬을 맞히면 계속할 수 있다. 파낸 구슬은 자기가 갖고 상대방의 구슬을 쳐서 맞힌다.

□ 글자 파서 알아맞히기
남녀 모두가 할 수 있는 놀이로 여름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한다.
놀이방법은 놀이자 모두가 상대 몰래 돌아앉아 자기가 생각한 글이나 숫자를 땅에 음각으로 새긴다. 모두 새긴 후 흙으로 덮는데, 상대가 잘 찾을 수 없도록 글자를 파지 않은 곳까지 골고루 덮는다. 이때 파는 글자의 수를 미리 정한다. 판 글자를 덮은 후 동시에 상대방이 있었던 장소로 가서 글자를 찾는다. 먼저 찾는 사람이 글자를 바르게 읽으면 이긴다. 이 놀이는 승부보다 재미로 하는 놀이다.

■ 속담
□ 가루 팔러 가니 바람이 불고 소금 팔러 가니 이슬비가 내린다
가루 장사를 가면 바람이 불어 가루가 다 날아가고 소금 장사를 하러 가면 이슬비가 내려 소금이 녹아버린다는 뜻으로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하는 것이다

□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가루는 체에 치면 칠수록 고와지지만, 말은 길어질수록 시비가 붙어 말다툼까지 된다는 뜻이다

□ 가만히 먹으라니까 뜨겁다고 한다
조용히 하면서 먹으라니까 뜨겁다고 소리 지르면서 먹는다는 뜻으로 저를 위해 주는 줄도 모르고 생각없이 어긋난 짓을 한다. 또는 비밀스레 한 일이 드러나다.

□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식물들이 자라기 매우 어려운 가물 때 어쩌다 한두 식물이 자라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어떤 일이나 물건이 드문드문 있다는 뜻이다.

□ 가을 무 껍질이 두꺼우면 겨울에 춥다
사람도 날씨가 추워지면 옷을 두껍게 입는다. 하물며 식물이라도 예외는 아닌 듯싶다. 무가 껍질이 두꺼워졌다는 것은 추워서 그렇게 된 것이다. 이는 겨울이 오기 전에 추워서 그렇게 된 것인데 겨울은 얼마나 춥겠는가.

□ 가을 상추는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한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것이다. 가을 날씨와 풍요로움을 나타낸 말이다. 상추도 그런가. 가을이 돼서 상추도 튼실해 맛이 좋아 남몰래 먹는다는 말로써 가을 상추가 얼마나 맛이 있는가를 나타낸다.

□ 가을 일은 미련한 놈이 잘한다
농촌의 가을은 매우 바쁘다. 그러다 보니 할 일도 산더미처럼 많이 쌓인다. 때문에 꾀를 부리다간 오히려 일을 제때 마무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미련하리만큼 부지런하고 끈기 있게 차근차근 일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 가을에 못 지낸 제사를 봄에는 지낼까?
가을은 풍요의 계절로 추수를 끝마치면 살림살이가 넉넉해진다. 그런데 이 시기에 제사를 못 지냈다는 것은 그만큼 궁핍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풍요의 시기에도 그랬는데 봄이 된다 한들 제사 지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넉넉할 때도 그런데 궁할 때 어찌하겠는가?

□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예를 들어 가지가 1개밖에 없는 나무와 가지가 10개 있는 나무가 갖는 바람의 저항은 분명 다를 것이다. 나뭇가지 1개면 바람은 1개만 상대하면 되고 10개면 바람은 10개를 상대해야 하므로 10개의 가지를 가진 나무는 1개의 가지를 가진 나무보다 훨씬 흔들림이 많을 것이다. 자식을 둔 어버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식 한 명을 둔 사람과 열 명을 둔 사람은 차이가 분명할 것이다. 열 명을 둔 사람은 거의 날마다 조용할 날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조용한 게 이상할지도 모른다.

윤용태 기자 yyt690108@hanmail.net(자료제공 : 잊혀져가는 홍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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