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함께 하는 산책길] 그때 부재를 배웠다
[시와 함께 하는 산책길] 그때 부재를 배웠다
  • 충청이슈
  • 승인 2019.05.2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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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이른 아침 리어커 끌고 장사 나가신 거고

엄마는 동회서 밀가루 두 부대 준다고

기어이 냇가 풀포기 뽑으러 부역 가셨고

친구들은 하나둘 시골 할머니 집으로 기차를 타고 떠나갔고

어떤 놈들은 바캉스라는 걸 간다고 간밤에 사라지곤 했다

 

그 흔하던 참새도 제비마저 날아오지 않던

어느 팔월의 무덥던 오후 두 시에

나는 미루나무 그늘 아래 서있던

긴 외로움이었다

 

사는 게 때론 서늘한 부재임을

그때 처음 알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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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영호(프로필)

시인·수필가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서울신학대학 대학원 졸업

2009년 크리스찬문학 수필 등단

영동극동방송 "시가있는 아침" 3년 방송

저서 "시가있는 아침" 비전사 2013 출판

현) 부여 장벌성결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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